조각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규범 사이를 미끄러지는 변명들: 고요손 개인전 《섬세하게 쌓고 정성스레 부수는 6가지 방법》에 부쳐 근래 부쩍 늘어난 식음료 브랜드와 미술의 협업을 보면 이는 정체된 동시대 미술에 있어 매우 쉽고 간편한 그리고 매력적인 대안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매체 이후를 상상하는 전략은 매체의 질적 완성 이후에 와야 할 터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양상은 손쉬운 도피로 그치는 탓이다. 이것은 낯선 영역에 대한 시도를, 확장이란 미명 하에 쉬이 긍정해버리는 미술 비평의 나태에 기인하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모더니즘 회화를 정초한 이후로, 이 땅에 완전하고도 새롭고도 완전한 미학 체계를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다양한 형식으로 발현되는 제도비판이나 참여적인 상상력들, 혹은 관계미학이란 이름으로 일컬어지는 네트워크 형성은 모더니스트들에게 있어서는 일련의 우회로 탐색뿐이 되지 못할 것..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