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리얼리즘 운동, 혹은 아시아의 가능성: 수조요노(S. Soedjojono)의 작업 세계에 대한 간략한 일별」
아시아란 무엇인가? 그것은 일본,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등으로 나열될 수 있는 영토의 집합인가, 동북반구에 위치한 대륙인가, 유럽과 아메리카의 반대 항에 놓이는 위상학적 공간인가? 혹은 아시아 아프리카 회의를 비롯한 제3세계의 기획들에서 보이는 일종의 유토피아적 장소인가?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제안이 가능하겠지만, 근본적인 의미에서 아시아적인 것이란 결국 공허한 보편 속에서 특수자의 자리를 찾는 기획과 관련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성을 찾는 기획은 언제나 유럽과 아메리카라는 대전제의 부정항으로서만 성립 가능하며, 그리하여 ‘서구’와의 관계 속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전체와 부분, 혹은 일반과 특수라는 위상학적 개념쌍이 요구되는데, 헤겔적 의미에서 ‘전체’를..